도서정보

책제목 : 와인의 향기
저자 : 프란월슨	등록일 : 2007-04-25
출판사 : 문화광장	출판일 :
공급사 : 바로북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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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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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맛보기]

고속도로의 양쪽은 온통 포도밭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일은 겨우 제정신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혼란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내퍼빌까지의 돌아가는 길을 마치 정교한 프로그램을 짜여진 로보트와 같이 차를 달려왔던 것이다.

손발의 움직임도 의식하지 못한 채, 한쪽 발로는 액셀레이터를 밟고, 양손으로 핸들을 움켜쥐고는 적갈색의 스포츠 카를 센트헬레나로 갈라지는 고속도로로 들어서게 했던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후회의 한숨을 내쉬며 그녀는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이래 줄곧 한 가지 일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8월도 거의 끝나가는 화창한 오늘, 결혼까지 약속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머리가 욱신댔으며 갈증이 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여름의 태양은 벌써 아침 안개를 말끔히 걷어 버렸으며, 지금의 따가운 오후 햇빛은 게일의 눈물이 말라버린 파란 눈에도 내리쬐고 있었다.

손목시계를 힐끗 쳐다보니 아직 4시가 안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서는 우선 아버지와 얼굴을 맞대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아버지의 예리한 회색 눈은 이내 모든 사태를 알아차리고 일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게일에게는 아직 심적 고통에 대한 답변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핸들을 꺾어 〈골든 벨 포도원〉이라고 쓰여진 간판 밑으로 차를 몰아 자갈길을 달렸다. 양조장 앞에 차를 세우자 일은 뒷좌석에 손을 뻗어 항상 차 안에 두고 있는 차양이 넓은 밀짚모자를 쥐었다.

이마를 덮고 있는 금발머리를 뒤로 젖히고 모자를 눌러썼다. 이토록 늦은 오후에도 차양이 있는 모자가 필요했다. 캘리포니아의 태양은 게일의 머리카락을 이미 짙은 벌꿀색에서 오래된 샴페인과 같은 색으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게일은 차에서 내릴 때 지금 신고 있는 반짝거리는 에나멜 구두를 힐끗 바라보았다. 아직 새 구두의 뒷굽을 닳게 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구두를 바꿔 신으러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찰리 카트라이트가 양조장 사무실의 창 너머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게일은 한쪽 손을 들어 아버지 밑에서 와인 제조 주임역을 맡고 있는 찰리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자 상대방도 솔을 흔들었다. 게일은 방향을 바꾸어 포도원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와인 저장고에 가장 가까운 그곳은 두 길로 갈라져 있다.

게일은 구두가 못쓰게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자갈길 한 가운데를 걸어갔다. 조금 걷다가 우측으로 꺾어 들어 죽 늘어선 포도나무 사이의 작은 길로 들어섰다.

받침대와 철사로 받쳐진 포도나무는 엷은 녹색의 열매를 가지가 휘어지도록 매달고 있다.

키가 낮은 말뚝으로 지탱된 일렬로 늘어선 포도나무 사이를 돌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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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월슨(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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