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작품 소개

사랑의 협주곡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폴.
국제적 피아니스트로 이름이 알려진 폴이 실의와 고뇌에 찬 남자로 크리스타 앞에 나타났다. 폴은 연주여행중에 사고를 당해 피아니스트의 생명인 왼손에 상처를 입었던 것이다. 사파이어빛 호수 위에 크리스타가 연주하는 피아노의 멜로디에 충족되지 않은 폴의 욕망은 다시 불을 붙이게 되고......
크리스타와 폴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협주곡을 뉴욕필하모니 교향악단과 링컨센터에서 승리의 협주곡을 연주하게 되는데......


맛보기

1

버스가 파크샤 산맥을 넘을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버스의 속도가 떨어졌다. 크리스타는 지나가는 전원 풍경을 바라보며 갈아 탈 버스의 시간을 걱정하고 있었다. 버스가 알바니에 도착할 무렵이 되자, 비는 창을 두드릴만큼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크리스타는 버스 대합실에서 커피 한 잔 마실 시간은커녕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달려 레이크포트행 버스가 뜨기 직전에야 간신히 뛰어 올랐다. 그녀는 안도의 숨을 쉬고는 좁은 통로를 헤집고 걸어가 뒷좌석에 앉았다.
버스는 계속 북으로 향하여 달려갔다.
비는 더욱 더 세차게 내려 한창 화려하게 물들고 있는 단풍의 경치는 다만 희뿌옇게 보일 뿐이었다. 크리스타는 지친 눈을 쉬게 하려는 듯 스르르 감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여러 가지 감정이 묘하게 엉켜 있었다. 크리스타는 레이크포트에 3년 이상이나 가지 않고 있었으며, 이번에도 아저씨 쥬리안이 심장마비를 일으켜 그녀를 부르는 일이 없었다면, 필시 이 곳에 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쥬리안 포사이즈, 크리스타와는 아무런 피도 섞이지 않은 아저씨, 다만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페이스 아줌마의 남편일 뿐이다.
크리스타가 열두 살이 되었을 무렵, 샨프렌 호수에서 일어난 보트 사고로 양친을 잃고서, 아주머니인 페이스의 집에 얹혀 살게 되었다. 크리스타가 얹혀 살게 된 집은, 그녀의 조부가 오래 전에 세운 에밀리 음악학교였다. 에밀리 일가는 대대로 음악을 하는 가문으로써, 그 핏줄을 받은 페이스 에밀리는 훌륭한 음악가이기도 하고, 또한 훌륭한 음악 교사이기도 하였다. 그녀의 제자로서 화려한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그 중에서도 남달리 뛰어나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이름이 알려진 콘서트 피아니스트인 폴 탈보트였다.
크리스타는 폴을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작년 봄, 보스턴에서 열린 음악회에 갔었는데, 그의 연주는 훌륭하여 언제까지나 그치지 않는 우레와 같은 박수에 답하고자 몇 차례나 무대에 되돌아와야 할 정도였다. 흰색 예복을 걸친 그는, 남자다운 얼굴에 반해버릴 듯한 미소, 당당한 모습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