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책제목 : 천 번보다 천한 번 쳐본 북이 낫다
저자 : 최기인	등록일 : 2007-04-25
출판사 : 바로북	출판일 :
공급사 : 바로북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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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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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비바람이 지나간 뒤 과수원에 사과가 떨어져 있는 것도 자연의 이치다. 그러나 과수원에 떨어진 사과를 본 사람들의 느낌은 모두 다르다. 대다수의 농부들은 그 낙과를 보며 자연현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지나쳐버린다. 그런데 그 낙과를 본 기업가는 어쩌면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저걸 잼으로 만들 수 있다면 큰 돈벌이가 되겠는걸!'

기업가는 확실히 다른 눈을 가지고 있다. 그는 문제를 의식할 줄 알기 때문에 생각하게 되고, 학자를 동원하여 필요한 물품을 만들어 내어 마침내 돈을 번다. 즉, 일년 내내 고생한 농부는 돈을 한 푼도 쥐지 못하는데 문제의식을 가지고 본 기업가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다. 물론 기업가로서는 투자에 대한 위험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경제적인 이익의 창출 유무(有無)에 큰 차이가 있음을 어느 경제학자에게서 들었다.

그러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든다 해도 농민에게는 한계가 있다. 잼을 만드는 일은 고사하고라도 자기네 밭에서 소비자의 식탁에 옮아가는 유통과정에만 눈을 뜬다면 농부의 손에는 돈이 쥐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금융·정보·기동성·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요즘 농촌의 실정은 어떤가. 아이들 울음소리를 언제 들었는지 모르게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버리고, 밤이면 적막하다 못해 무섬증까지 들게 하는 빈집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농촌에 산다는 죄 아닌 죄목으로 장가를 못 가는 총각의 이마에 주름살만 늘어가는가 하면, 볏단 하나 들기도 힘든 노인들만이 어렵게 농사일을 돌본다. 이러한 상황인데 농산물 값이 조금만 오르면 마치 그것이 물가상승의 주범이나 되는 듯이 몰아세우며 수입이라는 단방조치를 취하고 만다.

물론 장바구니를 들고나서는 도시의 주부들은 당장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찬거리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는 만 원짜리 한 장 들고 시장을 보러가도 되었는데 금년에는 몇 장을 들고나서야 된다며 푸념이다. 이를 텔레비전 화면을 통하여 지켜보는 농민은 공연히 송구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자기네들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게 생겼으면 벌써 상인들이 떼전으로 사들인 뒤다. 오히려 농민은 물가가 오르면 도시에 나가 사는 자식들이나 친척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염려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다로선생』과 『똠방각하』로 친숙한 저자 최기인.
이 책은 그의 신문과 잡지에 실린 수필을 모아 낸 e-book 수필집으로, 최기인의 세심하면서도 비판적이고 인간적인 필치를 통해, 1970년대에서 90년대의 우리네 안방에서부터 경제와

저자 소개

최기인(저자) : 원광대 국문과 졸업 및 경원대학교 대학원 졸업.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낙엽」당선 및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구걸」당선. 월간 새농민 장편소설「대지의 품」당선. 저서로는 창작집『갈대』(1977)/ 창작집『뿌리 없는 사람들』(1981)/ 장편소설『꿈꾸는 신화』(1984)/ 창작집『처숙』(1985)/ 창작집『기다리는 빛』(1988)/ 장편소설『똠방각하』(1989)/ 연작동화『깃털과 바람』(1989)/ 짧은소설『짝 안 맞는 신발로 여행길 나선 아내』(심지뽑기1990)/ 농촌소설집『무공해인간들』(1991)/ 장편소설『서울똠방』(1991)/ 창작집『까치병』(1998)/ 장편소설『야간여행』(『가락시장의 밤』 상, 하권 1999) 등이 있다. 표제작 외에「저울」,「수술」,「백내장」,「어머니의 지우산」희곡「심판」외 중단편 50여 작품이 있다. 통일문학「까치병」으로 조연현문학상(1998년)을 받았다.

문단 外 경력으로 1961년 12월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래 부안, 전주, 서울(본부), 군산, 원주, 태백, 인천, 농민신문, 가락시장, 익산 등지에서 현장체험을 하였고 정년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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