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 책제목 : 하구에 내리는 비
- 저자 : 최현묵
- 등록일 : 2007-04-25
- 출판사 : 바로북
- 출판일 :
- 공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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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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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용량
8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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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맛보기]
(희미하게 빛. 비가 내리고 있다. 누군가 라디오 다이얼을 돌리고 있다-음악이 흐른다- 완전한 조명. 길례네가 창 밖을 보고 서있다.)
라디오 :(부드러운 남자 아나운서 목소리) 안녕하십니까? 〈추억과 함께 클래식을〉 시간입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어떠십니까? 당신은 비가 오는 것이 지금쯤 어디에 태풍이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말못할 사연에 우는 사람들의 가슴 속 슬픔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그 옛날 못이룬 사랑의 아픈 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람마다 아픈 추억은 있기 마련이고, 만약 그 아픈 추억이 비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오늘같이 처연스럽게 내리는 비는 바로 당신의 몫입니다.
자, 그렇다면 그 추억의 배경 음악으로 이런 것은 어떨까요?
(음악이 흐른다. 길례네 서 있다. 한참 후, 문이 열리고 술에 취한 사공할배가 들어온다.
빗소리가 커졌다가 문이 닫히자 사라진다. 음악도 작아진다.)
길례네 :....
사공할배 :길례네, 술 좀 줘.
길례네 :(천천히 일어서 그에게 가며) 벌써 취하셨어요. 자, 술은 그만 하시고 집으로 가시죠.
사공할배 :아냐. 아냐. 길례네. 나 안 취했어. 그러니 어서 술 한 병만
길례네 :걸음걸이가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 그러지 마시고 그냥 들어가세요. 이렇게 매일 술만 마시면 어떡하시려고.
사공할배:길례네. 내가 마누라가 있나 자식이 있나. 집엘 무슨 낙으로 가? 마누라는 일찌감치 죽고, 그나마 하나 있던 자식놈은 집이 싫어 떠난 지 십 년이 넘도록 소식 한 장 없는데. 이제 다리가 생겼으니 강을 건너는 사람도 없고......
길례네 :아무리 집을 떠나도 자식은 자식인데 언젠가 돌아오겠죠.
사공할배 :필요 없어. 망할 놈의 자식. 돌아오면 제 다리가 성한가 보자.
길례네 :사공할배,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요.
사공할배 :다 필요 없어! 길례네는 술이나 줘. 술!
길례네 :(망설이며 쭈삣거린다)
사공할배 :길례네, 빨리-
길례네 :(마지못해) 예 알겠어요. (술을 꺼내주며) 그럼, 술은 드리겠는데...... 이것만 드시고 그만 가세요.
사공할배 :알았어. 알았어.
(사공할배, 술을 받아 비틀비틀 나간다.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길례네)
길례네 :(뒤에다) 그리고 자식에 대하여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돼요.
사공할배 :(나가며) 길례네, 그게 아냐. 그 놈이 내 십 년 이상의 잠을 뺏어간 놈이야. 밤마다 잠을 말야.
(사공할배, 나간다. 문 틈으로 밀려드는 빗소리. 문 닫고 조용해져도 들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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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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