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책제목 : 화승, 어머니를 그리다 02 - 어머니의 라훌라
저자 : 김태신	등록일 : 2009-06-03
출판사 : 이른아침	출판일 : 2004-06-28
공급사 :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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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대표적인 신여성, 김일엽 스님의 외아들이 부르는 피맺힌 사모곡

잡지 ''신여자''를 창간한 조선의 대표적인 신여성 김일엽은 결혼 실패 후 어느 날 홀연히 입산하여 수덕사의 수도승이 된다. 문필가와 승려로서도 명성을 날리던 이 천재적인 여성의 남편은 당시 일본 최고 명망가의 아들이자 조선총독부 고위 관리를 지낸 일본인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유일한 혈육이 바로 일당 김태신이다. 이들은 어떻게 만났고 왜 헤어졌는가? 결별 이후에도 애틋하게 이어진 인연과, 수행자가 되어 진토를 떠난 일엽 스님의 구도, 그리고 그 아들의 다가갈 수 없는 어머니에 대한 피맺힌 사모의 노래.

일당 스님은 고국으로 올 수 없었던 시절 일본에서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는 어머니의 다른 모습인 관세음보살을 마주했고, 어머니를 부르고 싶을 때는 관세음보살을 불렀고, 어머니가 그리울 때는 관세음보살을 그렸다고 한다. 어머니와 열 분에 이르는 부모님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속에 늘 구멍이 뚫리고 찬바람이 몰아치는 허전함과 쓸쓸함은 무엇으로도 메울 길이 없어서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그리며 가슴속의 그 허전함과 쓸쓸함을 조금씩 메워갔다고 한다. 일당 스님은 일생을 운수납자(雲水衲子)의 그것처럼 살아왔다. 이미 청년 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이러한 수행 도정은 단지 그 형식에서 불문에 귀의하여 머리를 깎는 일이 늦어졌을 뿐이지 이미 예전부터 어머니의 길을 좇아 수행의 길에 있었던 것이다.
일당은 관응(觀應) 스님을 은사로 66세의 늦은 나이로 불가에 귀의했다. 직지사 조실이자 우리나라 불교계에서 유식학(唯識學)의 선구자인 관응 스님은 어머니 일엽 스님의 머리를 깎아준 탄옹(炭翁) 스님의 제자이다.

지금 일당 스님은 직지사의 중암에서 구도의 삶으로 수행 정진하면서, 열 분의 부모를 위한 천도행을 기원하고 있다. 더불어 일당 스님은 한국 화단에 잃어버린 우리의 북종화를 부활시키기 위해 황무지 개척보다도 더 어려운 고난의 길을 가고 있다. 이러한 그의 구도의 삶은 천불도사라는 기인을 만나 새로운 「명당도」를 탄생시켰으며, 이 그림을 통해 기적을 보았다는 사람과 자신에게 기적이 일어났다는 등의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일당 스님의 그림을 걸어놓은 뒤로 빙의 현상을 앓고 있던 정신질환자의 증상이 사라졌다는 일, 꿈속에서 본 미륵보살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여 신기한 마음에 걸어놓았다는 「반가사유상」으로 말기 암 환자의 병세가 회복되었다는 일, 사업이 잘되고, 고시에 합격하고, 큰 재해를 피한 사람들의 사례가 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기적을 실제 겪은 사람들이 일당 스님의 후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선몽을 꾸고, 그때마다 부처님이 나타나 화두를 던졌다고 하니, 스님의 그림에서 신험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단지 천불도사라는 기인의 기(氣)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스님의 「반가사유상」「모자관음상」 등은 천불도사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그림을 걸어놓은 사람들에게 기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한다.
스님은 그림 한 점 한 점마다에 심령적 평안, 즉 종교적 법열과 희열, 희망, 현세적 불국정토의 행복감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또 수행적 경건으로 스님의 구도자적인 정성을 다하고 경건과 진지성을 그림 속에 불어넣는 스님만의 특별한 수행의 과정을 그림에 구현한다. 이러한 그림이기에 기적을 일으키고, 스님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신비한 경험담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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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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