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책제목 : 여름 추리학교에서의 살인
저자 : 강형원	등록일 : 2007-04-25
출판사 : 추리작가협회	출판일 :
공급사 : 바로북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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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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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맛보기>

<1>

'이 칼은 누구 거죠?'

형사는 시체 오른편에 떨어져 있는 피 묻은 칼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날카롭기가 면도날 못지 않은 스위스제 등산용 칼이었다. 시체는 남아 있는 마지막 핏방울까지 다 짜내 놓은 듯, 입고 있는 옷이며 방바닥을 온통 피바다로 만들어 놓았다. 과일을 짓이겨 놓은 것처럼 피는 말라붙어 있어서 그것을 흘린 뒤로 시간이 꽤 지났음을 알 수 있었다.

형사들은 우리들을 돌아보며 재차 물었다.

그러나 자기 칼이라고 선뜻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름 추리학교는 대성황이었다.

옷이 등줄기에 찐득찐득 눌러붙는 8월 초, 여름 추리학교는 서해안 만리포 부근, 어느 국민학교의 조그만 분교의 교실에서 2박3일 예정으로 문을 열었다. 여름 추리학교는 해마다 추리작가와 추리 독자들을 상대로 산이나 바닷가에서 개최된다. 금년에도 백여 명이 넘는 독자들이 이 행사에 참가했다. 하늘엔 뭉개구름이 몇 조각 떠 있을 뿐, 태양은 뜨거운 빛줄기를 거의 무한대로 쏟아부었다.

낮에 우리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겼다.

더위가 한풀 꺾인 오후 늦게부터 분교 교실에서 작가와 독자들이 모여들어 추리문학에 대한 강의를 듣고 토론을 나눴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다시 모여들었을 때는 이름을 알 수 없는 풀벌레 소리가 교실을 완전히 뒤덮어 버렸다.

하늘에 은하수가 총총히 박힐 때 우리는 각자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뜻하지 않은 커다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2>

그날 밤의 숙소는 모두 세 군데였다.

학교 교실과 학교 운동장에 쳐놓은 텐트, 그리고 별장이었다.

별장은 분교로부터 바다쪽으로 3백 미터쯤 나아간 지점에 자리잡고 있었다. 어느 동료 작가의 친구 소유였는데, 그 작가의 주선으로 우리들의 숙소로 사용하게 됐다. 주최측에서는 처음엔 이 별장을 연로한 작가들 숙소로 배려를 했다. 그러나 몇몇 분들이 분교에 머물면서 독자들과 함께 어울리겠다고 사양함에 따라 결국 나처럼 젊은 작가도 별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별장은 단층 양옥이었다. 대문을 통과하면 아담한 정원이 나온다. 건물 동북쪽에 현관이 있고, 현관을 들어서면 10평은 족히 될 커다란 대청마루가 나 있다.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다자형으로 10여 개의 조그만 방, 화장실, 욕실,그리고 주방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청 동쪽편으로는 유리문이 달려 있어, 유리창을 통해 정원을 훤히 내다볼 수 있었다.

건물은 구조가 구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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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원(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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