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책제목 : 서울 광시곡
저자 : 서미애	등록일 : 2007-04-25
출판사 : 추리작가협회	출판일 :
공급사 : 바로북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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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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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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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b>

끔찍한 여름이었다.

이름뿐인 장마가 지나고 난 후, 연일 계속되는 불볕 더위는 사람들의 머리속을 들끓게 만들고 있었다. 장마철의 흐린 하늘을 지겨워하던 사람들은 어둡고 습기찬 우기를 떨쳐 버리는 태양을 반가워했지만 그것도 며칠뿐이었다.

열기를 내뿜는 사우나실처럼 후끈거리는 한낮의 태양은 거리를 유령의 도시마냥 텅 비게 만들었다. 작열하는 태양을 피해 한 조각의 그늘이라도 찾아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뒷모습은 시든 채소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거리를 지나가는 바람이 이따금 가로수를 흔들어대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땀을 식혀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날씨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고 하던가.

태양이 사라진 늦은 밤에도 시원한 바람 한 줄기 불지 않았다. 이렇게 땅이 달구어지면 소나기라도 한바탕 쏟아지련만 하늘은 조각 구름 하나 없이 맑기만 했다.

신정한은 서랍을 열고 연필을 꺼내 깎기 시작했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마다 늘 하는 버릇이었다. 연필을 깎다 보면 어느새 머리속은 텅 비어지고, 그가 생각하고자 했던 한 가지 생각만이 제 스스로 가지를 치고 살아나 정한은 그 생각을 쫓아가게 되었다.

'그래, 날씨가 사람을 미치게 한다고 했어…….'

신정한은 언젠가 읽은 소설이 생각났다. 소설 속에선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열대지방의 긴 우기, 숨이 막히는 습기와 밤마다 살을 파고드는 모기 떼들의 극성, 빛을 보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은 습기를 찾아 피어나는 곰팡이처럼 그렇게 알 수 없는 욕망에 휩싸이고, 결국 소설 속의 인물은 그 끈적이는 날씨의 힘에 이끌려 한 사람을 죽이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뜨거운 날씨야. 도시 전체가 벌겋게 달구어지고 있어.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마음 저 깊숙한 곳에 알 수 없는 분노와 증오를 키우고 있다. 더 이상 이런 날씨가 계속되다간 사람들은 폭발하고 말 거야.'

푸른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정한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그의 드라마 '라디오 추리극장'이 그렇게 굉장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도 몰랐다.

사람들은 무언가 분노를 쏟아붓고 미워할 대상을 찾고 있었다. 날씨라는, 도무지 대항할 수 없는 존재에 어쩌지 못하는 상한 마음을 보상받을 그 무엇인가가 필요한 것이다. 충혈된 눈으로 먹이를 찾는 그들에게 '라디오 추리극장'은 좋은 위안거리였다. 맨처음 문재식 프로듀서와 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만 해도 데스크에선 70년대식의 구태의연한 기획이니, 뻔한 3류 납량물이니 하며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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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애(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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