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책제목 : 물안개와 흐르는 눈물
저자 : 김한나	등록일 : 2007-04-25
출판사 : 추리작가협회	출판일 :
공급사 : 바로북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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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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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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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닥은 이미 오래 전에 거북이등을 드러내고 있었다. 평상 위에서 별을 헤이던 준호와 민호를 깨워 방으로 함께 들어갔던 이장댁이 나와 평상에 앉았다. 마당의 모깃불은 사그라지고, 가끔 날리는 희뿌연한 연기를 보고 있던 윤이장은 평상에서 벌떡 일어났다.

'워딜 갈라고 일어난당가요이. 이 오밤중에…….'

'잠깐 저수지에 가볼라는구만. 논이 쩌억쩍 갈라지니께 덩달아 내 가슴에도 불이 붙는구만이.'

'저수지도 인자 얼마 안 가면 바닥이 보일 것 같다드만요이.'

'그러게 말여. 테레비서 그러잖여. 50년만의 더위라고이. 나 싸게 댕겨올라니께 임자는 잠 오믄 자드라고.'

윤이장은 이미 열린 싸릿문을 나서고 있었다.

밤인데도 고샅길로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 나쁘게 더웠다.

윤이장은 산과 산 사이에 일제 때 막았다는 저수지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하늘엔 금방이라도 떨이질 것만 같은 별들이 유난히 빛나고 은하수가 저 멀리 흐르고 있었다. 저수지 둑 위로 올라서자 저 아래서 얼마 남지 않은 물을 물동이에 퍼담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아니, 저자덜은 누구여? 이녁 논에다만 물을 대겄다는 것 아녀?'

그는 한걸음에 저수지 아래로 달려갔다.

'오메, 이것이 뭣이랑가요이?'

찢어질 듯한 외마디가 들려온 건 바로 그때였다.

'뭘 가지고 그런당가, 이 여편네가?'

물바가지를 내동댕이치는 아내 곁에 다가가던 그도 깜짝 놀라 우뚝 서 버렸다.

'이건 해골이잖여? 임자 골치 아플 거니께 어여 일어나서 가야제.'

'나 못 일어나겠구만요이. 오금이 저려서 말여요.'

'그래도 어서 일어나란 말이시, 어여.'

'조금만 지둘려요이.'

그들 곁으로 다가가던 윤이장도 해골을 보는 순간 발이 얼어붙었다.

'자네, 만식이 아녀?'

어둠 속에서 아내를 부축여 일어나려는 그에게 물었다.

'그려. 그란디 여그에 웬 해골이여?'

'경찰서에 알려야 하잖여?'

'내일 아침에 일찌거니 나가 신고할려는구만이.'

'그려. 그란디 이 오밤중에 자네 논에다만 물을 대고 있었당가?'

'미안허네. 하늘에서는 비를 뿌려 줄 생각도 안 허잖여.'

만식 아내는 아무 말도 못하고 벌벌 떨고만 있었다.

세 사람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다음날 아침 저수지에는 동네 사람들이 건져올려진 해골에 대하여 쑥덕거렸다.

'그란디 말여, 아주 쬐끄만 해골도 있었대잖여.'

'시상에…… 누가 그랬당가?'

'그래서 이렇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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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나(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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