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보

책제목 : 친구를 찾아서
저자 : 최기인	등록일 : 2007-04-25
출판사 : 바로북	출판일 :
공급사 : 바로북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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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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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유난스레 독기를 품고 오랫동안 머물러 있던 지난 겨울의 강추위가 물러나고 어느 새 창 밖에는 봄빛이 푸드득이며 날아와 있었다. 화단의 돌 틈에서는 연두색 이파리들이 고개를 쳐들고 비어져 나오고 있었다. 마치 움트고 있는 생명의 소리가 삐약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윤호(李潤鎬)는 순간적으로 섬전(閃電)을 느끼며 화단에 넋을 잃고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마지막 완성단계에 있는 자개함의 숯갈기를 하던 숯이 들려 있었다. 이번에는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가슴에 뿌듯하게 차 오르던 희열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창 밖에 부드득이며 날아온 봄빛을 보는 순간, 머리끝이 쭈 서며 머리꼭대기로부터 전류가 충격적으로 뻗어 내렸고, 뒤이어 온몸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도무지 이 공방을 뛰쳐나가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답답함이 목을 옥죄어 왔다. 전에 별로 느껴 보지 못한 일이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날 이후로 사흘 동안이나 일손을 붙들 수가 없었다.

일이 손에 잡혀지지가 않았다.

그는 사흘 동안을 멍청히 서서 무엇인가에 골똘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아무것도 생각해 낸 것이 없었다.

어쩌면 도무지 도달할 수 없는 지점에 선을 그어 놓고 그곳에 이르고자 하는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그가 내린 결론만은 뚜렷했다.

이 자개함을 마지막으로 하씨네 공방을 떠나리라 결심한 것이었다.

- 본문 중에서『다로선생』과 『똠방각하』로 친숙한 저자 최기인.
『친구를 찾아서』는 최기인의 주옥 같은 단편소설들 중에서 대표적인 소설들을 엄선하여 엮어낸 e-book 창작집으로 그의 세상을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저자 소개

최기인(저자) : 원광대 국문과 졸업 및 경원대학교 대학원 졸업.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낙엽」당선 및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구걸」당선. 월간 새농민 장편소설「대지의 품」당선. 저서로는 창작집『갈대』(1977)/ 창작집『뿌리 없는 사람들』(1981)/ 장편소설『꿈꾸는 신화』(1984)/ 창작집『처숙』(1985)/ 창작집『기다리는 빛』(1988)/ 장편소설『똠방각하』(1989)/ 연작동화『깃털과 바람』(1989)/ 짧은소설『짝 안 맞는 신발로 여행길 나선 아내』(심지뽑기1990)/ 농촌소설집『무공해인간들』(1991)/ 장편소설『서울똠방』(1991)/ 창작집『까치병』(1998)/ 장편소설『야간여행』(『가락시장의 밤』 상, 하권 1999) 등이 있다. 표제작 외에「저울」,「수술」,「백내장」,「어머니의 지우산」희곡「심판」외 중단편 50여 작품이 있다. 통일문학「까치병」으로 조연현문학상(1998년)을 받았다.

문단 外 경력으로 1961년 12월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래 부안, 전주, 서울(본부), 군산, 원주, 태백, 인천, 농민신문, 가락시장, 익산 등지에서 현장체험을 하였고 정년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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