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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고래

고래
  • 저자천명관
  • 출판사문학동네
  • 출판년2010-12-15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3-10-07)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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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고래』 출간!



    제1회 『새의 선물』의 은희경, 제2회 『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의 전경린, 제3회 『예언의 도시』의 윤애순, 제5회 『숲의 왕』의 김영래, 그리고 제8회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의 이해경……

    말 그대로 ‘대형 신인’의 산실인 ‘문학동네소설상’이 또 한 명의 걸출한 신인을 선보이게 되었다. 올해 수상자인 천명관씨는 바로 지난해 여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신인 아닌 신인. 데뷔는 했으나 등단작 「프랭크와 나」를 제외하곤 단편 하나 발표하지 않은 진짜 ‘초짜’다.

     

    “작년에 신인상으로 등단했지만 단편 하나로 소설가의 이름을 얻은 게 쑥스럽기도 했습니다. 상을 받게 된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 이름으로 책이 한 권 나온다고 생각하니 이제야 비로소 등단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진짜 ‘초짜’가, 완전 ‘생짜’ 소설로 그야말로 대형 사고를 친다. ‘작가’라는 이름을 얻고 처음 내는 책인 이 소설 『고래』로, 읽는 이를 웃게 하고, 울게 하고, 마음 졸이게 하고, 한숨짓게 하고, 미소짓게 하고, 긴장하게 하고, 몸 달게 하고, 얼굴 붉히게 하고, 전율하게 하고, 실소하게 하고, 허탈하게 하더니, 급기야는 감동까지 ‘던져’놓는다. (그렇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려’, 누군가를 감동‘시키려’ 부러 애쓴 것 같지는 않다. 그가 그저 ‘던져’놓고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다시 나름대로 또다른 이야기를 꾸려가고 있었고, 그것(감동) 역시, 그 안에 그렇게 ‘던져져’ 있었다. 소설 속 춘희가 견디어낸 시간 속에, 그리고 그 시간과 공간의 여백 속에……)

     

    “『고래』는 가히 소설이 무엇인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 전지전능하고 고압적이며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꾼의 입담에 힘입어 소설은 엄격한 형식의 규제를 뚫고 민담과 전설, 기담들, 무협지와 장르영화의 부스러기들, 동화와 환상적 요소 등이 뒤섞이는 환상의 도가니로 돌변한다.”--신수정, 문학평론가

     

    이 인간, 처음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십수 년을 등단하기만을 꿈꾸어온 문학청년들을 제치고 등단하던 순간에도 ‘오랫동안 꿈꾸어왔’다는 따위의 소설 얘기가 아니라 “나에게 영화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며 다소 ‘건방진’ 수상소감을 밝혔던 그였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한편으로 저는 문학, 좁게 얘기하면 소설 그 자체를 목표로 삼고 있는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 사람, 뻔뻔하다. 문학은 죽었다고, 더이상 문학의 자리는 없다고, 이미 오래 전부터 문학의 위기가 말해지고 있는 이때에도 여전히 문학에 ‘목을 매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겸손하고 점잖게 내뱉는 말투에는 약간의(? → 상당한!) 뻔뻔함과 당당함이 묻어난다. 자세가 안 됐군!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어어……

    ……!!!……

    ……일단은 KO패……

    꼼꼼하게 따져 읽기도 전에, 기승전결을 구분하고 인물들의 캐릭터를 파악하고 작가의 의도를 따져보기 전에, 단숨에 1800매짜리 소설을 다 읽어버린다. 숨가쁘게, 정신없이 읽어내려가고 보니, 한 편의 ‘이야기’로서의 ‘소설’에 궁했던, 거대한 서사에 목말랐던 독자들의 숨을 틔워줄 만한 작품인 듯싶기도 하다. 어어, 이게 아니었는데……

     

    “이 소설을 ‘특별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소설에 대해 우리가 가져온 기존의 상식을 보기 좋게 훌쩍 비켜서는, 놀랄 만한 다채로움과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처음엔 낯설음과 기이함, 동시에 상당한 당혹스러움과 저항감을 안겨주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뜻밖에 굉장한 흡인력을 발산하면서 결말까지 숨가쁘게 몰입하게 만든다.”--임철우, 소설가,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

     

    심사평을 좀더 세심하게, 꼼꼼하게 따져 읽고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했었어야 했다. 저 낯설음과 새로움에 당황하지 않기, 저항감이 생기면 주저 말고 완강하게 거부하기! 마음을 가다듬고, 냉정을 되찾고, 다시 읽기 시작!

    『고래』의 1부와 2부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인물 사이에서 빚어지는 천태만상, 우여곡절을 숨가쁘게 그려내고,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생존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한 편의 복수극”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을 품고 죽은 박색 노파가 등장해서 주인공을 파국으로 이끈다는 설정이다. 별거 아닌 듯 간단한 듯하지만 이거, 만만치가 않다.

    일단 이야기를 흩어놓는다. 조각조각 떼어놓으니 하나의 이야기가 끝없이 나누어진다. 수십 개의 에피소드가 각각 독립된 이야기가 된다. 이거야 뭐 나도 할 수 있겠다.(?) 수상자의 표현대로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들” 한자리에 모아놓기!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들었음직한 옛날이야기,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본 것 같은 신화와 설화, TV연속극이나 영화에서 본 듯한 이야기, 인터넷에 떠도는 엽기 유머, ‘빨간 책’에서 본 듯한 유사 포르노…… 모두 뻔~한 이야기들,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다.(뭐, 어쨌거나 솔직히 쉽지 않아 보이긴 한다. 이 많은 이야기를 한데 집합시키는 것도.)

     

    “이 소설에는 어떻게 보면 이야기의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들 정도, 또는 구비문학자료집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물론 이것만이 아니다.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나 연극 등의 고급 장르로부터 엽기 시리즈, 농담, 야설, 포르노 등등 하위 장르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것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나 그것의 변주가 무궁무진하다. 말 그대로 이 소설은 장터의 시끌벅적한 카니발을 연상시키고, 또 키치적 아우라도 물씬 풍긴다. 이 작가의 이야기 수집벽이 남다른 것은 소설 몇 쪽만 들쳐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고, 더 읽어나가면 놀랄 수밖에 없게 된다.”

    --류보선(문학평론가, 군산대 국문과 교수)

     

    그래서 어떤 이야기냐고? ……난감하다. 소설의 줄거리를 설명한다는 건 무모한 짓이다. 하나의 이야기는 또다른 이야기를 낳고, 그 이야기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한 편의 복수극”이었나 싶으면 산골 소녀와 부둣가 장수의 사랑 이야기가 있고, 보잘것없는 게이샤를 위해 손가락 여섯 개를 잘라 바친 어느 조직 보스의 인생 이야기인가 싶으면 주인공은 어느 사이 ‘올란도’를 능가하는 인물이 되어 있다. 그야말로 빈털터리, 맨몸으로 시작해 큰 사업가가 된 한 여자/남자의 이야기인가 싶으면 벽돌을 굽는 한 장인의 예술혼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시 여러 시대를 살다 간 인물들의 지난 세기의 이야기인가 하면, 이것은 오늘의 이야기이다.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란 본시 듣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 이야기꾼의 솜씨에 따라,

    가감과 변형이 있게 마련이다.”

    후에, 『고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조금씩 다른 버전으로 이야기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춘희를 이야기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금복을 이야기할 것이고 또다른 이는 노파를 이야기할 것이다. 어쩌면 칼자국과 걱정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며, 철가면과 청산가리, 쌍둥이자매와 코끼리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 그 수많은 에피소드와 인물들 중에는 생각나지 않는 것들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건 뭘까. 이 서로 다른 수십 가지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얽혀드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로 어우러져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문학동네소설상 제1회 수상자인 소설가 은희경의 말대로,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섞임”과 “확장”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온갖 인물들과 여러 유형의 인물들, 여러 가지 사건들이 서로 섞이고 녹아 얽혀드는 동시에 이러한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점점 넓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소설 안에 이런 대목이 나오죠. ‘세상에 떠도는 얘기란 본시 듣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 이야기꾼의 솜씨에 따라 가감과 변형이 있게 마련이다.’ (……) 화자인 이야기꾼을 등장시킨 건 말하자면 놀기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어느 정도 파격도 가능하고, 구라도 치고, 능청도 떨고, 또 그러면서 백 프로 믿을 수도 없고, 그래서 의심은 가지만 어쩔 수 없이 그 말솜씨에 점점 빨려들고…… 이야기꾼은 자유롭게 영화 속 인물을 끌어들여 현실의 인물들과 뒤섞고, 괴담이나 야담에서도 이야기를 끌어와서 자연스럽게 버무리고…… 그렇게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치가 바로 이야기꾼이 있음으로 해서 가능해진 겁니다. 정색을 하고 덤비는 것보다 이렇게 느슨하게 한 발 물러선 형식을 택한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이 사람, 기분 나쁘다. 그래, 너 잘났다. 재주 있다. 이야기꾼이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암상’이다. 따로 구분 기준을 두지 않아도 ‘암상’인지 ‘심술’인지 알 수 있다는 그의 할머니의 두 가지 구분법에 따르면…… 그는 크지 않다. 작다고도 볼 수 있는 그 몸 안에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내보이려 하지 않는다. 거대한 물고기인가 싶으면 젖을 물려 새끼를 기르는 고래처럼,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유순해 보이기만 하더니 무엇 때문인지 뭍으로 올라와 자살하는 고래처럼,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그의 소설 『고래』처럼. 그는 그저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았을 뿐이라고, 본인은 별로 한 게 없다고, 또 자신은 문학에 목매는 ‘문청’이 아니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영화연출 ‘준비중’이다. 등단하던 지난해, 일 년 전에도 그는 ‘준비중’이었다. 그렇게 준비만 한 지가 벌써 오래라면서도 그걸 놓을 생각을 않는다. 아니 그렇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쿨~한 척, 아무렇지 않게 문학을 이야기하는 그가 더욱 미더운 것은 왜일까.

     

    “이 작가는 전통적 소설 학습이나 동시대의 소설작품에 빚진 게 별로 없는 듯하다. 따라서 인물 성격, 언어 조탁, 효과적인 복선, 기승전결 구성 등의 기존 틀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약간 거창하게 말한다면, 자신과는 소설관이 다른 심사위원의 동의까지 얻어냈다는 사실이 작가로서는 힘있는 출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은희경(소설가)

     

    그 무엇에도 빚진 게 없는 작가, 라면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디 그렇기만 할까. 굳이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더라도 그의 몸속엔 한 세기를 살아온 특별한 할머니의 유전자 말고도 “지난 세기 위대했던 작가들의 이야기가 남아 있”을 것이고, “이야기 또한 그렇게 시간을 가로지르며 생명을 연장해나”갈 것이다. 그에게 “소설을 쓴다는 건 지난 시대의 작가들과 다시 만나는 일이다.” 그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그에게 물을 것이고, 그는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그 문답은 다시 이야기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다시, 계속될 것이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건 아니건 간에 『고래』는 소설이 갈 수 있는 최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만은 틀림없다. 과연 소설의 확장이 어디까지인가 확정짓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소설이 할 수 있는 바는 그 경계 바깥으로 끊임없이 월경하는 것뿐일 것이다. 『고래』는 남미소설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느 순간 소설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어 또다른 공간으로 들어갔다.”--신수정,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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